96다16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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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사실관계

당사자들의 관계

(1) 원고 회사는 1967.12.28. 문구류 중 특히 필기구의 제조,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되어 별지 제2목록 제(1)항 기재 유성 및 수성볼펜을 비롯한 각종 필기구를 생산, 판매하여 오고 있고, 피고 주식회사 마◇크로세라믹(이하 피고 회사라고만 한다)은 1987.4.29. 연필 및 만년필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그 동안 수성볼펜을 주로 생산, 판매하여 왔는데, 두 회사 모두 필기구를 생산, 판매하고 있어서 경쟁관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의 연구, 개발과정에서도 경쟁관계에 있다.

(2) 피고 이◎섭은 1978.9.1.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회사 내에 설치되어 있는 원고 회사 생산의 각종 필기구에 사용되는 잉크의 연구,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는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1993.1.8. 퇴사하였는데, 위 근무기간 중 위 피고는 위 연구소에서 위 잉크의 연구, 개발 및 생산업무를 담당하면서 1982.4.1.에 주임으로, 1986.4.1. 계장으로, 1990.4.1. 과장으로 각 승진하였고, 위 과장으로 승진한 이래로는 위 연구소의 제1연구실장으로서 유성잉크의 연구, 개발 실험과 유성잉크 및 수성잉크의 제조책임을 맡아 왔으며, 1993.1.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잉크생산 부차장으로서 피고 회사 생산의 필기구에 사용되는 잉크의 연구, 개발 및 생산업무를 담당하여 왔고 1994.9.1. 부장으로 승진한 이후로도 계속 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원·피고 회사의 잉크의 제조방법 및 그 관리

(1) 잉크를 사용하는 필기구는 잉크의 질이 가장 중요하고, 잉크의 질은 잉크제조를 위하여 사용되는 각종 화공약품의 종류와 그 약품들의 조성비율 및 조성방법(이하 잉크 등 제조방법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결정되므로 필기구제조업체에 있어서는 이러한 잉크 등 제조방법이 가장 중요한 경영요소 중 하나로서, 필기구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잉크를 연구, 개발할 능력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자체적으로 생산하여 사용하지만, 그러한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외국에서 잉크 완제품을 수입, 이를 사용하여 필기구를 생산한다.

(2) (가) 원고 회사는 그 설립 이래 별도의 잉크의 연구,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는 부서를 두고 위와 같은 잉크의 연구, 개발을 계속하여 왔는데, 피고 이◎섭이 퇴사할 당시 경기도 안산에 있는 원고 회사 필기구 제조공장은 연구소와 생산라인을 분리하여, 연구소에서는 잉크의 연구, 개발에 관한 실험 및 그 제조를 하고, 생산라인에서는 잉크가 사입된 심을 받아 제품을 완성하고 있어 연구소 내의 연구실에서 근무하는 사람 이외에는 잉크 등 제조방법을 전혀 접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나) 별개의 건물 1동안에 설치되어 있는 위 연구소 내에는 3개의 연구실과 잉크제조작업장 및 샘플보관소가 있는데, 제1연구실은 유성잉크의 연구, 개발을 담당하는 유성계, 잉크의 제조업무를 담당하는 잉크제조계가 있고, 제2연구실은 수성잉크의 연구, 개발업무를 담당하는 수성계, 개발중이거나 개발이 완료된 잉크 또는 기존 잉크 등 각종 잉크의 품질, 성능 등의 분석업무을 담당하는 분석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3연구실은 플라스틱수지의 연구, 개발 및 생산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다) 위 연구소는 소장 밑에 각 연구실마다 1인의 실장을 두고 있고 각 연구실의 각 계에는 계장 1인과 주임 또는 사원 1명, 사원급 연구보조원 2, 3명을 두고 있다.

(라) 위 연구소에서는 각 연구실마다 자신이 담당한 잉크 등 제품의 연구, 개발이 끝나 시제품이 생산되면 각 연구실의 실장이 연구소장에게 이를 보고하고, 연구소장은 대표이사에게 그 결과를 보고하게 되는데, 이 때 연구소장은 보고과정에서의 자료누출을 방지하기 위하여 잉크원료조성방법에 관한 데이타는 빼고 보고하며(대표이사도 이를 알기 위하여는 직접 연구소에 와야 한다), 위 보고자료는 각 연구실의 캐비넷에 연구실장의 책임하에 보관하고, 여러 실험결과 중 생산적격품으로 선정되어 생산되었거나 생산중에 있는 400여 종의 잉크 등 제조방법에 관한 데이타노트는 1부만 만들어서 표지에 비밀표시를 하여 연구소장이 그의 책상에 시정 장치를 하여 보관하므로 각 연구실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다른 연구실에서 실험하는 내용을 알 수 없게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잉크의 제조에는 염료(용제에 용해될 수 있는 색소), 안료(용제에 용해되지 않는 색소), 용제(염료 또는 안료를 고르게 분산시키는 기능을 하는 것), 수지(잉크원료 상호간의 결합성을 증진시키고 잉크를 필기대상물에 고착시키며 필기흔적에 대한 내광 및 내수성을 갖추게 하거나 광택 정도를 조절하는 작용제)를 비롯한 상당히 많은 원료를 매우 정밀하게 배합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암기하기는 어렵다.

(마) 이에 따라 잉크를 제조하고자 할 경우 그 제조책임을 맡고 있는 제1연구실장이 제조당일 연구소장실에서 연구소장이 보는 앞에서 위 데이타노트에 기재되어 있는 잉크 등 제조방법을 "제조노트"에 옮겨 기재하고 이에 따라 잉크제조작업장에서 잉크를 제조하고, 위 "제조노트"는 잉크제조가 종료되는 대로 즉시 이를 연구소장에게 반납하여야 하며, 관련작업을 위하여 소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6개월을 전후하여 당해 "제조노트"의 사용이 완료되는 즉시 이를 반납하여야 하고, 연구소장은 시중에 유통된 잉크에 문제점이 발견된 경우 그 제조일자와 로트(lot)번호를 확인하여 위 잉크 생산의 기초가 된 제조노트에 기재된 원료배합비율을 개선하기 위하여 이를 자신의 캐비넷에 1년간 보관한 후 직접 소각 폐기한다.

(바) 원고 회사는 항시 경비인력 8명이 공장과 연구소를 경비하는 한편, 연구소 내의 창문은 모두 창살을 설치하여 연구소 내 근무직원 이외에는 연구소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각 연구실의 직원도 다른 연구실에 소속된 직원과 각자의 실험 내용에 관하여 자유토론을 할 수 없게 하고 있으며, 각 연구원마다 실험결과를 기재한 "연구노트"를 가지고 있으나 이 노트와 그 내용을 담은 컴퓨터디스켓 등 자기 테이프를 외부로 유출할 수 없으며 퇴사 또는 타업무로 전직시에는 연구원이 소지하고 있던 노트, 메모, 테이프, 디스켓 등 일체를 연구소장에게 반환하도록 하고 있다(원고 회사 취업규칙 제9조는 "종업원은 재직중은 물론 퇴직 후라도 회사의 기밀을 엄수하며 영업방침을 누설치 말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직원들의 입사시에 원고 회사의 업무상 기밀 등을 누설하지 않기로 하는 서약을 받는다).

(3) 피고 회사에도 잉크의 연구, 개발 및 생산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피고 이◎섭이 원고 회사를 퇴사하여 피고 회사에 입사할 무렵 연구, 개발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2명에 불과하였을 뿐만 아니라 잉크의 연구, 개발에 필요한 장비도 원고 회사에 비하여 뒤떨어져 있었고, 연구, 개발의 대상도 수성잉크에 치중되어 있었다.

이 사건 기술정보의 내용 및 그 중요성

원고 회사는 별지 제1목록 기재 기술정보(주로 잉크제조의 원료가 되는 10여 가지 안팎의 화공약품의 종류, 제품 및 색깔에 따른 약품들의 조성비율과 조성방법이 숫자와 영어 알파벳 등의 문자로 정밀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이러한 잉크 등 제조방법에 의하여 비로소 별지 제2목록 제(1)항 기재 원고 회사의 제품들이 생산되므로 이 사건 판결에서는 부정경쟁방지법이 추구하는 영업비밀보호의 취지를 살리기 위하여 별지 제1목록의 기재방법에서 더 나아가 이 사건 노트의 실제 기재내용과 똑같이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방법은 이를 피하기로 한다. 이하 이 사건 기술정보라 한다)를 개발하는 데 짧게는 2년, 길게는 32년의 시간과 많은 인적·물적 시설을 투입하여 연구, 개발한 것으로서, 그 중 대부분은 이미 원고 회사가 시판하는 필기구, 사무용 풀, 스탬프 등에 사용되고 있고 나머지 일부는 장차 시판하게 될 필기구 등에 사용될 잉크 등에 관한 것인데,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기술정보를 이용하여 생산한 제품의 매출액은 연간 총매출액 약 금 60,000,000,000원 중 금 45,000,000,000원에 이르고, 또한 원고가 생산하는 제품 중 90% 이상의 제품에 사용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원고 회사의 영업기반을 이루는 중요한 내용이다.

피고들의 행위내용

(1) (가) 피고 이◎섭은 원고 회사에 입사하면서 원고 회사의 업무상 기밀 등을 누설하지 않기로 서약하였다.

(나) 피고 이◎섭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가 퇴사하기까지 14년여 동안 원고 회사의 연구실에 근무하였을 뿐만 아니라 1990.4.1. 이후로는 위 연구소의 제1연구실의 실장으로서 각종 유성잉크의 실험결과 및 제조방법을 지득할 수 있고 잉크제조작업장의 책임자로서 "제조노트"를 작성하거나 이를 볼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

(다) 그런데, 피고 이◎섭은 그가 중간관리자인 계장으로 승진하기 직전인 1985.5.경부터 적어도 1992.11.경까지 사이에 자신이 ○○대학이 아닌 ○○대학을 졸업한 관계로 장차 관리자가 되었을 때에 ○○대학을 졸업한 부하직원들을 지도하고, 후일 새로운 잉크를 개발하는 데 참고하기 위하여 자신의 소유인 별지 제1목록 기재 노트(이하 이 사건 노트라고 한다)에 여러 기회에 습득한 이 사건 기술정보를 적어 두었다.

(라) 피고 이◎섭은 1993.1.8. 신병치료와 사출공장을 하는 동생을 돕겠다는 이유로 원고 회사를 퇴사하였는데, 그 퇴사 전인 1992.12.경 과거 원고 회사에 재직하다가 피고 회사에 한직급 높여서 전직한 소외 조▲현으로부터 피고 회사가 잉크개발을 위한 기술자를 좋은 조건에 스카웃하려 하니, 피고 회사에 입사하라는 권유를 받고,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형제간인 소외 조▼길, 조☆길이 그 대표이사로 있고 피고 회사와 사업목적이 거의 유사한 이른바 계열회사인 소외 주식회사 마이크로 코리아의 경리부장인 소외 박♤환과 사이에 원고 회사에서의 직급과 보수보다 높은 직급과 보수를 받고 피고 회사에서 잉크제조업무를 담당하기로 하고서 스카웃 조건에 관하여 협의한 후 이미 1993.1.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잉크생산부에 근무하는 한편, 원고 회사에서 퇴사하기 하루 전인 같은 달 7. 원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노트를 가지고 나와 피고 회사에서 이를 업무상 이용하고 있다.

(2) (가) 피고 회사는 자신이 생산하는 각종 필기구에 피고 이◎섭이 원고 회사에 근무하면서 지득한 잉크 등 제조방법을 사용하기 위하여 위 피고를 스카웃하였고, 실제로도 이를 이용하여 잉크 등을 연구, 개발하거나 이를 생산하도록 하고 있는데, 실제로 별다른 연구실적 없이 피고 이◎섭을 스카웃한 후 원고 회사의 제품인 염료타입 메모리펜과 그 성분이 동일 또는 본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보여지는 형광펜 6색을 생산하여 1994.11.2. 내지 같은 달 5.까지 사이에 한국종합전시장에 "이미지"라는 상표를 붙여 전시하였다.

(나) 또한 피고 회사의 직원들은 피고 이◎섭이 1993.5.26. 원고 회사로부터 진정을 당하여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게 되자 피고 이◎섭이 평소 이 사건 노트를 넣어 가지고 다니던 가방을 치운 채, 현재까지 이를 은닉하고 있다.

고등법원의 판단

이 사건 기술정보의 영업비밀 해당 여부 및 그 침해

이 사건 기술정보의 영업비밀 해당 여부

(1)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정의) 제2호는 "영업비밀"이라 함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이에 원고는 이 사건 기술정보는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말하는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 회사가 외국제품을 기초로 잉크의 조성비율 등을 정하였고 단기간 내에 얼마든지 역설계{reverse engineering, 역공정}에 의하여 이를 취득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기술정보는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1항에서의 인정 사실에 의하면, (가) 잉크를 사용하는 필기구를 제조하는 필기구제조업체에 있어서 잉크 등 제조방법은 장기간에 걸쳐서 많은 인적, 물적 자원과 경비를 들여서 연구, 개발되는 것으로서,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기술정보 역시 오랜기간 동안 그와 같은 과정을 거쳐서 연구, 개발하였고, 이는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아니한 상태에 있으며, 원고 회사 연구소의 직원들조차도 자신이 연구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아니면 그 내용을 알기 곤란하므로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므로 비밀성이 있고, (나) 이 사건 기술정보는 원고 회사 영업의 핵심적 요소로서 원고 회사는 그 개발을 위하여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 및 노력을 들였을 뿐만 아니라 이에 의하여 경쟁자에 대하여 경제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이는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으며, (다) 원고 회사는 공장 내에 별도로 연구소를 설치하여 관계자 이외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하는 한편 직원들에게는 그 비밀을 유지할 의무를 부과하고 연구소장으로 하여금 이 사건 기술정보를 엄격하게 관리하게 하는 등으로 비밀관리를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술정보는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되고 있는 원고 회사의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의 정보, 즉 "영업비밀"이라 하겠다.

뿐만 아니라 영업비밀은 절대적인 비밀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일부 또는 일정범위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비밀로서 유지되고 있으면 영업비밀에 해당될 수 있고,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금지청구권 등) 제1항 등에서 말하는 영업비밀의 "보유자"라 함은 그 보유에 관하여 정당한 권원을 가지는 자뿐만 아니라 사실상의 보유자도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가사 피고들 주장과 같이 원고 회사가 외국의 잉크제품을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이 사건 기술정보를 보유하게 되었다 개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기술정보가 영업비밀이 되는 데 지장이 없으며, 역설계가 허용되고 역설계에 의하여 이 사건 기술정보의 획득이 가능하다고 해서 결론을 달리하지 않는다.

영업비밀의 침해

(1)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관한 관계규정의 내용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라 함은 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가)목 전단에서 절취·기망·협박 기타 부정한 수단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하는 행위(이하 "부정취득행위"라 한다)를 (라)목에서 계약관계 등에 의하여 영업비밀을 비밀로서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그 영업비밀의 보유자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를 들고 있는바, 위 (가)목 전단에서 말하는 "부정한 수단"이라 함은 절취·기망·협박 등 형법상의 범죄를 구성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비밀유지의무의 위반 또는 그 위반의 유인(誘引) 등 건전한 거래질서의 유지(부정경쟁방지법 제1조는 위 법의 목적을 "…(전략)… 타인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를 방지하여 건전한 거래질서를 유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내지 공정한 경쟁의 이념에 비추어 위에 열거된 행위에 준하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일체의 행위나 수단을 말하는 것이고, 한편 위 (라)목에서 말하는 "계약관계 등에 의하여 영업비밀을 비밀로서 유지할 의무"라 함은 계약관계 존속 중은 물론 종료 후라도 또한 반드시 명시적으로 계약에 의하여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기로 약정한 경우뿐만 아니라 인적 신뢰관계의 특성 등에 비추어 신의칙상 또는 묵시적으로 그러한 의무를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보아야 할 경우를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하겠다.

(2) 피고들의 영업비밀 침해행위

위 (1)항에서 본 부정경쟁방지법상 관계규정 및 그 내용에 비추어 위 1의 라.항에서 본 피고들의 행위가 과연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가) 우선 피고 이◎섭에 관하여 보건대, 위 1항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 이◎섭이 원고 회사에 입사하면서 원고 회사의 업무상 기밀 등을 누설하지 않기로 서약한 점 등 원고 회사와 위 피고 사이의 인적 신뢰관계의 특성, 퇴직 후 회사의 기밀 및 영업방침의 누설을 금지하고 있는 원고 회사 취업규칙의 규정, 이 사건 기술정보의 영업비밀로서의 성질과 그 경제적 가치 및 원고 회사와 피고 이◎섭과의 사이의 이익교량 등의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 이◎섭은 계약관계 및 신의성실의 원칙상 원고 회사에서 퇴사한 후에도 상당기간 이러한 이 사건 기술정보에 관한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한다 하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이◎섭은 피고 회사로부터 고액의 급여와 상위의 직위를 받는 등의 이익을 취하는 한편, 피고 회사로 하여금 잉크를 제조함에 있어서 이 사건 기술정보를 이용하여 시간적 ·경제적인 면에서 이익을 얻게 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에게 이 사건 기술정보를 공개하고 스스로도 피고 회사에서 원고 회사가 보유하는 이 사건 기술정보를 사용하여 잉크를 생산하였으므로, 피고 이◎섭의 이러한 행위는 공정한 경쟁의 이념에 비추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에서 행하여진 것으로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라)목 소정의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한다(물론 피고 이◎섭이 이 사건 노트를 작성한 행위 자체는, 그 목적이 위 피고 자신이 ○○대학이 아닌 ○○대학을 졸업한 관계로 장차 관리자가 되었을 때에 ○○대학을 졸업한 부하직원들을 지도하고, 후일 새로운 잉크를 개발하는 데 참고하기 위하여 자신의 소유인 이 사건 노트에 이 사건 기술정보를 위 노트에 기재하여 둔 것에 불과하므로, 비록 원고 회사의 방침상 이 사건 기술정보를 개인의 노트에 옮겨 적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하더라도 원고 회사가 이를 이유로 피고 이◎섭을 내부적으로 문책할 수 있을지언정 피고 이◎섭의 이러한 행위를 두고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전단 소정의 "부정취득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

(나) 나아가 피고 회사에 관하여 보면, 역시 위 1.항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 회사가 자신의 직원인 소외 조▲현, 박♤환을 통하여 원고 회사에서 14년 넘게 근무하여 오면서 당시 원고 회사 연구소의 제1연구실장으로 있어 유성잉크제조에 관하여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 회사의 유성잉크의 제조방법에 관한 중요한 기밀사항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수성잉크, 사무용 풀 등의 제조방법에 관하여서까지 이를 습득할 수 있는 피고 이◎섭을 원고 회사에서 보다 높은 직위와 급여를 주기로 하는 등 스카웃 조건에 관하여 협의한 후 피고 회사의 직원으로 채용한 점, 피고 이◎섭이 1993.1.8. 신병치료와 사출공장을 하는 동생을 돕겠다는 이유로 원고 회사를 퇴사하였으나 실제로는 같은 달 1.자로 피고 회사에 입사하고서도 원고 회사에 대하여서는 위 전직사실을 숨긴 점, 피고 회사가 별다른 연구, 개발실적이 없이 피고 이◎섭을 스카웃한 후 단기간이 지난 1994.11.2. 내지 같은 달 5.까지 사이에 한국종합전시장에 원고 회사의 제품인 염료타입 메모리펜과 그 성분이 동일 또는 본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보여지는 형광펜 6색을 생산하여 "이미지"라는 상표를 붙여 전시한 점(피고들은 역설계방법 등에 의하여 이러한 제품을 개발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1.항에서 배척한 증거들을 제외하고는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피고 회사 측이 피고 이◎섭이 원고 회사로부터 진정당하여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게 되자 피고 이◎섭이 평소 이 사건 노트를 넣어 가지고 다니던 가방을 치워버리고 이를 현재까지 은닉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회사는 단지 피고 이◎섭이 원고 회사에서 다년간 근무하면서 지득한 일반적인 지식, 기술, 경험 등을 활용하기 위하여 그를 고용한 것이 아니라 피고 이◎섭이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면서 원고 회사로부터 습득한 특별한 지식, 기술, 경험 등을 사용하기 위하여 그를 고용하여 이러한 비밀을 누설하도록 유인하는 등 부정한 수단으로 원고 회사가 보유하는 이 사건 기술정보를 취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전단 소정의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유형에 해당한다 하겠다.

(다) 따라서, 위 1의 라.항 기재 피고들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또는 (라)목 소정의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피고들 주장의 소멸시효의 완성 여부 등에 관한 판단

부정경쟁방지법상 관계규정 및 그 내용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시효)는 제1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계속되는 경우에 영업비밀보유자가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사실 및 그 침해행위자를 안 날부터 1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그 침해행위가 시작된 날부터 3년을 경과한 때에도 또한 같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부칙 제2항은 이 법 시행 전에 행하여진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하여는 제10조 내지 제12조 및 제18조 제1항 제3호의 개정규정은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이 법 시행전에 영업비밀을 취득한 자 또는 사용한 자가 그 영업비밀을 이 법 시행 후에 사용하는 행위에 대하여도 또한 같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부칙 제1항 및 같은법시행령 부칙 제2항에 의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중 영업비밀에 관한 규정은 1992.12.15.부터 시행되고 있고, 한편 위 같은 법 제14조 소정의 "영업비밀보유자가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사실 및 그 침해행위자를 안 날"이라 함은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사실 및 그 침해행위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뜻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피고들 주장의 요지

피고들은, 피고들이 원고 회사의 영업비밀인 이 사건 기술정보를 침해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이◎섭이 위 기술정보를 이 사건 노트에 기재한 1985.5.경부터 1992.11.경까지 사이에 위 영업비밀 침해행위는 완료되었으므로, 이는 부정경쟁방지법이 시행된 1992.12.15. 이전의 행위로서 위에서 본 관계 규정에 따라 원고의 이 사건 청구의 근거규정이 되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금지청구권 등)를 위 침해행위에 적용할 수 없고, 가사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 회사는 피고 이◎섭이 사표를 제출한 15일 후에 위 피고와 함께 근무하던 소외 이×근을 통하여 위 피고가 이 사건 노트를 가지고 나간 사실을 알게 되었는바,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1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되었으므로 같은 법 제1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청구권은 시효로 소멸되었다고 주장한다.

판단

(1) 먼저 위 2.항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피고들의 영업비밀 침해행위는, 피고들 주장과 같이 피고 이◎섭이 이 사건 노트에 이 사건 기술정보를 기재한 행위자체가 아니라, 피고 이◎섭이 계약관계 등에 의하여 영업비밀을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자로서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그 영업비밀의 보유자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 즉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기술정보가 기재된 이 사건 노트를 무단반출하여 그곳에 기재된 위 기술정보를 공개하여 피고 회사로 하여금 이를 사용하도록 한 행위와 피고 회사가 피고 이◎섭을 스카웃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기술정보를 취득한 행위이므로, 피고들 주장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피고들 주장의 사실을 전제로 할 것이 아니라 당원이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인정한 피고들의 위 각 행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2) 나아가 이 사건의 경우 언제를 기준으로 하여 소멸시효의 기산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인가 및 소멸시효의 완성 여부에 관하여 보면, 위 가.항 뒷부분에 적은 해석을 전제로 할 때 그 기산시점은 원고 회사가 피고 이◎섭이 퇴사하면서 이 사건 기술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이 사건 노트를 가지고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때가 아니라 적어도 피고 회사의 스카웃제의를 받고서 피고 이◎섭이 이를 가지고 피고 회사에 취업하였다는 점까지를 인식하였을 때로 보아야 할 것인바, 갑 제2호증의 11, 갑 제3호증의 13, 14의 각 일부기재만으로는 원고 회사가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기술정보의 사용금지 등을 구하는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분명한 1994.2.26.로부터 역산하여 1년 이전에 이미 원고 회사가 피고 이◎섭이 피고 회사의 스카웃제의를 받고서 원고 회사에서 퇴사하여 피고 회사에 취업하면서 이 사건 기술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이 사건 노트를 가지고 갔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갑 제21, 24호증의 각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회사의 직원들이 1993.3.9. 이후에야 피고 이◎섭에게 환송의 의미에서 금반지를 증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아도 원고 회사에서는 1993.3.9. 이전에 피고 이◎섭이 이 사건 노트를 가지고 피고 회사로 간 사실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그 밖에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기술정보의 사용금지 등

부정경쟁방지법상의 관계규정의 내용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금지청구권 등) 제1항은 영업비밀의 보유자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거나 하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 그 행위에 의하여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때에는 법원에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고, 위 같은 법조 제2항은 영업비밀보유자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청구를 할 때에는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 침해행위에 제공된 설비의 제거 기타 침해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침해될 우려"라 함은 단순히 침해될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침해될 것이 확실히 예상되는 개연성을 뜻한다 할 것이지만 원래 영업비밀은 그것이 공개되는 순간 비밀성을 상실하게 되어 보호적격마저 부인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고, 한편 그 어느 때보다도 기업경쟁이 치열한 오늘날 개발하거나 획득한 영업비밀의 유지는 그 기업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문제이므로, 일단 상대방이 부정한 수단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한 것이 입증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부정취득자에 의하여 영업비밀이 사용되거나 공개되어 영업비밀 보유자의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피고들의 의무

(1) 위 가.항 기재 부정경쟁방지법의 관계규정 및 그 내용을 전제로 이 사건에 되돌아가 보건대, 지금까지의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은 원고 회사의 영업비밀인 이 사건 기술정보를 이미 침해하였고 앞으로도 이를 계속 사용하거나 공개함으로써 원고 회사의 영업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으므로(특히 갑 제1호증의 2,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형제간인 소외 조▼길, 조☆길은 피고 회사와 사업목적이 거의 유사한 이른바 계열회사인 소외 주식회사 마이크로코리아의 대표이사로 있어 이 사건 기술정보는 위 소외 주식회사 마이크로코리아에게 쉽게 공개될 우려가 있다) 결국 피고들은 다음과 같은 의무가 있다 하겠다.

(가) 사용 및 공개금지

피고 회사는 별지 제2목록 제(2)항 기재 각 제품을 제조함에 있어서 이 사건 기술정보를 사용하여서는 아니되고{뒤에 (2)항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로 피고 이◎섭에게까지 그 사용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들은 이 사건 잉크 등 제조방법을 제3자에게 공개(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후단에 의하여 비밀을 유지하면서 특정인에게 알리는 것을 포함한다)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이 사건 기술정보를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영업비밀로 보호한다고 하더라도, 첫째 이로써 다른 선의의 경쟁자가 독자적인 연구개발이나 역설계와 같은 합법적인 방법에 의하여 이 사건 기술정보와 동일한 내용의 잉크 등 제조방법을 취득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고, 둘째 이러한 사용 내지 공개를 무한히 금지한다면 오늘날과 같은 고도의 산업 및 정보화 사회에서 원고 회사의 직원이었던 피고 이◎섭의 생계활동 및 직업선택의 자유와 피고 회사의 영업활동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셋째 다른 한편 지적재산권의 일종으로서 존속기간이 정해져 있는 특허권 등의 보호와 비교하여서도 원고 회사에게 필요 이상의 과다한 법적 보호를 부여하여 균형이 맞지 않게 되며, 넷째 현대산업사회에 있어 기술은 과거와 달리 하루가 다르게 급속히 발전해 나가고 있어 이 사건 기술정보도 그다지 멀지 않은 시일에 역공정에 의하여 널리 알려지거나 더 좋은 제조방법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아무 쓸모없는 것으로 되어버려 영업비밀의 성질을 상실하리라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는바, 이러한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금지시키는 것은 침해행위자가 그러한 침해행위에 의하여 공정한 경쟁자 보다 "유리한 출발(headstart)" 내지 "시간절약(lead time)"이라는 우월한 위치에서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고, 영업비밀보유자로 하여금 그러한 침해가 없었더라면 원래 있었을 위치로 되돌아갈 수 있게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므로,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함에 필요한 시간적 범위 내에서만 인정되어야 하며, 만약 영구적으로 금지시킨다면(물론 영업비밀로서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하는 경우에 청구이의의 소를 통하여 구제받을 수 있기는 하다) 이는 제재적인 성격을 가지게 될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경쟁을 조장하고 종업원들이 그들의 지식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려는 공공의 이익과 상치되어 허용될 수 없다 하겠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기술정보의 사용 및 금지기간은 피고들이나 다른 공정한 경쟁자가 독자적인 개발이나 역설계와 같은 합법적인 방법에 의하여 이 사건 기술정보를 취득하는 데 필요한 시간에 상당한 기간 동안으로 제한하여야 하고, 위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기술정보를 개발하는 데 약 2년에서 32년 정도 걸렸고, 한편 원심 증인 정◈용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 이◎섭 정도의 경력을 가진 자가 이 사건 노트 없이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1품목을 개발하려면 적어도 약 3년 정도, 전품목을 한꺼번에 개발하려면 최소한 10년 정도 걸리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제반 사정에다가 기술의 급속한 발달상황 및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피고 회사의 인적·물적 시설(피고 회사도 원고 회사보다는 못하지마는 잉크의 연구, 개발에 필요한 인적 자원과 물적 설비를 갖추고 있음은 이미 본 바와 같다)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기술정보의 사용 및 공개의 금지기간은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원칙적으로 3년으로 정함이 상당하고, 다만 원고가 자체 개발하는 데 위 기간 미만의 기간인 2년이 걸렸다고 주장하고 있는 별지 제2목록 기재 제품 중 번호 26번, 42번 제품에 대한 기술정보에 관하여서는 원고 주장의 기간인 2년 동안으로 함이 타당하다 하겠다.

(나) 폐기

이 사건 노트는 피고들의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일 뿐만 아니라 피고들이 이를 계속 가지고 있으면 장차 침해행위를 계속하거나 그렇게 할 우려가 있어 이를 피고들의 수중에서 없애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노트 1권을 폐기하여야 한다.

(2) 원고는, 피고 이◎섭도 이 사건 기술정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위 2.의 나. (2)의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이◎섭이 1985.5.경부터 1992.11.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기술정보를 이 사건 노트에 기재한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는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아니므로 부정경쟁방지법 부칙 제2항 전문의 적용대상이 될 수 없고, 나아가 피고 이◎섭은 이러한 기재행위에 의하여 이 사건 기술정보를 취득하였으므로 같은 법 부칙 제2항 후문에 의하여 같은 법 시행 후에 이 사건 잉크 등 제조방법을 독자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된다 할 것이므로(더군다나 이 사건 기술정보 중 일부는 피고 이◎섭이 직접 연구, 개발한 것이다).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다.

주문에 이 사건 기술정보를 어느 정도로 특정할 것인지에 관하여

원래 판결의 주문은 그 내용이 특정되어야 하고 또 그 주문 자체에서 특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특정의 정도는 어떠한 범위에서 당사자의 청구를 인용하고 또는 배척하는 것인가를 그 이유와 대조하여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표시하면 충분하고 그 범위를 지시하기 위하여 주문 자체에서 일체의 관계를 일일이 명료하게 지적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의 경우에 관하여 보건대, 주문에 이 사건 기술정보로서 주문에서 인용하고 있는 별지 제1목록 기재 기술정보를 각종 화공약품의 종류와 그 약품들의 조성비율 및 조성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자세히 적시한다면 주문의 특정성이라는 요구는 완전히 충족된다 하겠으나, 이 사건과 같이 영업비밀의 존부 및 그 침해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에 있어서 판결의 주문이나 이유에 영업비밀의 구체적 내용이 그대로 적시될 경우, 영업비밀 침해행위자에게 자신이 침해한 영업비밀의 내용을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될 뿐만 아니라 특정 또는 불특정다수의 제3자가 판결문을 보거나 이를 입수하여 그 영업비밀의 내용을 알게 되어 결국에는 영업비밀이 더이상 영업비밀로서 유지되지 못하고 말 염려가 있고, 이로 인하여 거꾸로 부정경쟁방지법이 추구하는 영업비밀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과 같이 영업비밀침해의 금지를 명하는 판결의 주문에서 그 영업비밀의 내용은 건물명도와 같은 다른 이행판결만큼 구체적으로 자세히 적시될 것을 요하지는 않는다 할 것이고, 이 사건의 경우 당사자들은 이 사건 기술정보를 보유하거나 그것이 기재되어 있는 이 사건 노트를 소지하고 있어 누구보다 그 내용을 잘 알고 있으며, 이 사건 노트의 복사본이 수사기관에 제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소송기록에도 편철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기술정보에 관하여 별지 제1목록 기재 정도로만 기재하여도 판결 이유와 대조하여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있어 충분히 특정된다 할 것이므로, 더이상의 구체적인 특정은 하지 않기로 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 주식회사 마◇크로세라믹은 별지 제2목록 제(2)항 기재 각 제품을 제조함에 있어서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위 같은 목록 번호 26번, 42번 제품 해당 부분에 관하여는 2년 동안, 그 나머지 제품 해당 부분에 관하여는 3년 동안 별지 제1목록 기재 기술정보를 사용하여서는 아니되고, 피고들은 위 가.항 기재 기간 동안 별지 제1목록 기재 기술정보를 제3자에게 공개하여서는 아니될 의무가 있는 한편, 피고들은 별지 제1목록 기재 노트를 폐기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그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그 사용 및 공개 금지기간을 이와 달리 하고 있어서 그에 해당하는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 및 피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원심판결은 위 금지기간의 기산점을 원심판결 선고일로부터 기산하고 있기 때문에 위 금지기간을 원심판결과 동일하게 하는 경우라도 그 기산점을 위와 같이 이 판결 확정일로 삼게 되면,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이는 셈이 된다) 이 부분을 주문 제1항과 같이 변경하고, 원고 및 피고들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6조, 제89조, 제92조, 제93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중한(재판장) 조병훈 김종훈

대법원의 판단

1. 피고들의 상고이유 제1점의 가.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기술정보는 잉크제조의 원료가 되는 10여 가지의 화학약품의 종류, 제품 및 색깔에 따른 약품들의 조성비율과 조성방법에 관한 것인데, 이는 원고 회사와 같은 필기구 제조업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경영요소 중의 하나로서 원고 회사가 짧게는 2년, 길게는 32년의 시간과 많은 인적, 물적 시설을 투입하여 연구·개발한 것이고, 원고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 중의 90% 이상의 제품에 사용하는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원고 회사의 영업의 핵심적 요소가 되고 있는 기술정보로서 독립한 경제적 가치가 있으며, 그 내용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아니함은 물론 원고 회사의 연구소 직원들조차 자신이 연구하거나 관리한 것이 아니면 그 내용을 알기 곤란한 상태에 있어 비밀성이 있고, 원고 회사는 공장 내에 별도의 연구소를 설치하여 관계자 이외에는 그 곳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하는 한편 모든 직원들에게는 그 비밀을 유지할 의무를 부과하고, 연구소장을 총책임자로 정하여 이 사건 기술정보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등으로 비밀관리를 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후, 따라서 이 사건 기술정보는 부정경쟁방지법 소정의 영업비밀에 해당하고, 원고 회사가 외국의 잉크제품을 분석하여 이를 토대로 이 사건 기술정보를 보유하게 되었다거나, 역설계가 허용되고 역설계에 의하여 이 사건 기술정보의 획득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기술정보가 영업비밀이 되는 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과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의 규정내용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영업비밀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2. 원고의 상고이유 제1, 2점과 피고들의 상고이유 제1점의 나.다. 및 제2점의 가.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전단에서 말하는 '부정한 수단'이라 함은 절취·기망·협박 등 형법상의 범죄를 구성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비밀유지의무의 위반 또는 그 위반의 유인(誘引) 등 건전한 거래질서의 유지 내지 공정한 경쟁의 이념에 비추어 위에 열거된 행위에 준하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일체의 행위나 수단을 말하고, 같은 제3호 (라)목에서 말하는 '계약관계 등에 의하여 영업비밀을 비밀로서 유지할 의무'라 함은 계약관계 존속 중은 물론 종료 후라도 또한 반드시 명시적으로 계약에 의하여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기로 약정한 경우뿐만 아니라 인적 신뢰관계의 특성 등에 비추어 신의칙상 또는 묵시적으로 그러한 의무를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보아야 할 경우를 포함한다고 설시하면서, 피고 이△섭이 원고 회사에 입사할 때 원고 회사의 업무상 기밀 등을 누설하지 않기로 서약하였던 점, 퇴직 후 회사의 기밀 및 영업방침의 누설을 금지하고 있는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의 규정, 이 사건 기술정보의 영업비밀로서의 성질과 그 경제적 가치 및 원고 회사와 피고 이△섭 사이의 이익교량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해 볼 때, 피고 이△섭은 계약관계 및 신의성실의 원칙상 원고 회사에서 퇴사한 후에도 상당 기간 이 사건 기술정보에 대하여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피고 이△섭은 피고 회사로부터 고액의 급여와 상위의 직위를 받는 등의 이익을 취하는 한편 피고 회사로 하여금 잉크를 제조함에 있어서 이 사건 기술정보를 이용하여 시간적·경제적인 면에서 이익을 얻게 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에서 이 사건 기술정보를 공개하고 스스로도 피고 회사에서 원고 회사가 보유하는 이 사건 기술정보를 사용하여 잉크를 생산하거나 생산하려고 하였으므로, 피고 이△섭의 이러한 행위는 공정한 경쟁의 이념에 비추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에서 행하여진 것으로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라)목 소정의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하고(다만, 피고 이△섭이 이 사건 노트에 이 사건 기술정보를 기재하여 작성한 행위 자체는, 그 목적이 위 피고 자신이 ○○대학이 아닌 ○○대학을 졸업한 관계로 장차 관리자가 되었을 때에 ○○대학을 졸업한 부하직원들을 지도하고 후일 새로운 잉크를 개발하는 데 참고하기 위하여 자신의 소유인 이 사건 노트에 기재하여 둔 것에 불과하므로, 비록 원고 회사의 방침상 이 사건 기술정보를 개인의 노트에 옮겨 적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하더라도 원고 회사가 이를 이유로 피고 이△섭을 내부적으로 문책할 수 있을지언정 피고 이△섭의 이러한 행위를 두고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전단 소정의 '부정취득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피고 회사는 자신의 직원인 소외 조◇현, 박□환을 통하여 원고 회사에서 14년 넘게 근무하여 오면서 당시 원고 회사 연구소의 제1연구실장으로 있어 유성잉크 제조에 관하여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 회사의 유성잉크의 제조방법에 관한 중요한 기밀사항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수성 잉크, 사무용 풀 등의 제조방법에 관하여서까지 이를 습득할 수 있는 피고 이△섭을 원고 회사에서 보다 높은 직위와 급여를 주기로 하는 등 스카우트 조건에 관하여 협의한 후 피고 회사가 위 직원으로 채용한 점, 피고 이△섭이 1993. 1. 8. 신병치료와 사출공장을 하는 동생을 돕겠다는 이유로 원고 회사를 퇴사하였으나 실제로는 같은 달 1.자로 피고 회사에 입사하고서도 원고 회사에 대하여서는 위 전직사실을 숨긴 점, 피고 회사가 별다른 연구, 개발실적이 없이 피고 이△섭을 스카웃한 후 단기간이 지난 1994. 11. 2. 내지 같은 달 5.까지 사이에 한국종합전시장에 원고 회사의 제품인 염료타입 메모리펜과 그 성분이 동일 또는 본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보여지는 형광펜 6색을 생산하여 '이미지'라는 상표를 붙여 전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회사는 단지 피고 이△섭이 원고 회사에서 다년간 근무하면서 지득한 일반적인 지식, 기술, 경험 등을 활용하기 위하여 그를 고용한 것이 아니라 피고 이△섭이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면서 원고 회사로부터 습득한 특별한 지식, 기술, 경험 등을 사용하기 위하여 그를 고용하여 이러한 비밀을 누설하도록 유인하는 등 부정한 수단으로 원고 회사가 보유하는 이 사건 기술정보를 취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전단 소정의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유형에 해당한다 하겠으므로, 결국 피고들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또는 (라)목 소정의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판단한 다음, 다만 부정경쟁방지법 부칙 제2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 이△섭은 위 법 시행 이전에 취득한 이 사건 영업비밀을 위 법 시행 후에 독자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나, 나아가 피고 이△섭이 이 사건 영업비밀을 공개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아니하고,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영업비밀을 사용하는 행위나 이를 공개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기록과 관련법규에 의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하고, 거기에 영업비밀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을 위반한 사실오인 및 이유불비의 위법은 없다.

피고 이△섭이 이 사건 기술정보를 부정경쟁방지법 시행 이전인 1985. 5.경부터 1992. 11.경까지 사이에 후배지도, 잉크개발 참고자료 등의 목적으로 위 노트에 기재한 행위 자체, 또는 위 노트를 원고 회사 밖으로 무단 유출한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 소정의 영업비밀 부정취득행위에 해당한다는 전제하에서, 피고 이△섭 개인이 이 사건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가 모두 금지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상고이유의 주장이나, 피고 회사는 부정한 수단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하지 않았고, 피고 이△섭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원고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한 사실이 없다거나, 피고 이△섭은 자신이 직접 이 사건 영업비밀을 사용한 것일 뿐 피고 회사에 사용하게 하거나 공개한 일이 없고, 또한 피고 이△섭은 독자적으로 이 사건 영업비밀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어서 피고 회사에서 이를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영업비밀의 침해라고 볼 수 없다는 피고들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3. 원고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기술정보가 영업비밀로 보호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선의의 경쟁자가 독자적인 연구개발이나 역설계와 같은 합법적인 방법에 의하여 이 사건 기술정보와 동일한 내용의 잉크 등 제조방법을 취득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고, 이러한 사용 내지 공개를 무한히 금지한다면 오늘날과 같은 고도의 산업 및 정보화 사회에서 원고 회사의 직원이었던 피고 이△섭의 생계활동 및 직업선택의 자유와 피고 회사의 영업활동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지적재산권의 일종으로서 존속기간이 정해져 있는 특허권 등의 보호와 비교하여서도 원고 회사에게 필요 이상의 과다한 법적 보호를 부여하여 균형이 맞지 않게 되며, 현대산업사회에 있어 기술은 과거와 달리 하루가 다르게 급속히 발전해 나가고 있어 이 사건 기술정보도 그다지 멀지 않은 시일에 역공정에 의하여 널리 알려지거나 더 좋은 제조방법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아무 쓸모없는 것으로 되어 버려 영업비밀의 성질을 상실하리라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는바, 이러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금지시키는 것은 침해행위자가 그러한 침해행위에 의하여 공정한 경쟁자보다 '유리한 출발(headstart)' 내지 '시간절약(lead time)'이라는 우월한 위치에서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고, 영업비밀 보유자로 하여금 그러한 침해가 없었더라면 원래 있었을 위치로 되돌아갈 수 있게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이므로, 영업비밀 침해행위의 금지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함에 필요한 시간적 범위 내에서만 인정되어야 하며, 만약 영구적으로 금지시킨다면 이는 제재적인 성격을 가지게 될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경쟁을 조장하고 종업원들이 그들의 지식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려는 공공의 이익과 상치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하면서, 이 사건 기술정보의 사용 및 금지기간은 피고들이나 다른 공정한 경쟁자가 독자적인 개발이나 역설계와 같은 합법적인 방법에 의하여 이 사건 기술정보를 취득하는 데 필요한 시간에 상당한 기간 동안으로 제한하여야 하고, 기술의 급속한 발달상황 및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피고 회사의 인적·물적 시설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기술정보의 사용 및 공개의 금지기간은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원칙적으로 3년으로 정하고, 다만 원고가 자체 개발하는 데 위 기간 미만의 기간인 2년이 걸렸다고 주장하고 있는 일부 기술정보에 관하여서는 원고 주장의 기간인 2년 동안으로 정하였는바, 기록과 관련법규에 의하면, 위와 같은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증거 없는 사실인정이나 모순되는 사실판단, 이유모순의 위법은 없다.


4. 피고들의 상고이유 제2점의 나. 및 제3점(피고들의 상고이유 제2점의 가항 중 노트폐기에 관한 부분 포함)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노트는 피고들의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일 뿐만 아니라 피고들이 이를 계속 가지고 있으면 장차 침해행위를 계속하거나 그렇게 할 우려가 있어 이를 피고들의 수중에서 없애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피고들은 이 사건 노트 1권을 폐기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 이△섭이 이 사건 영업비밀을 취득하고 이를 자신의 소유인 위 노트에 기재한 행위 자체는 영업비밀의 침해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나, 위 부정경쟁방지법 시행 이후에 위 영업비밀을 공개하는 행위는 그 침해행위를 구성하는 것이고,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부정경쟁방지법 시행 이후에 피고 이△섭이 피고 회사에 근무하면서 그 노트에 쓰인 기술정보를 이용하여 잉크를 제조함으로써 이 사건 영업비밀을 피고 회사에 공개하는 데 제공되고 있다면 이 사건 영업비밀이 기재된 위 노트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 제2항 소정의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계속될 염려가 있다면 이 사건 노트에 대한 폐기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비록 위 노트의 사본이 증거로 제출되어 기록에 현출되어 있다고 하여도 달리 볼 것은 아니며, 그 내용 중의 일부는 피고 이△섭이 직접 연구·개발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고 이△섭의 연구 내용은 원고 회사에 고용되어 급여를 받으면서 담당한 업무 그 자체이고, 원고 회사의 기자재와 연구 설비 및 다른 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참조하여 연구한 것이며, 그 내용이 위 피고가 일반적인 지식, 기술, 경험 등을 활용하여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원고 회사의 영업비밀이 되는 것이므로 달리 볼 것이 아니다.

그러나, 위 노트의 폐기는 그 현존 여부를 밝힌 다음 그 소유자나 처분권한이 있는 자에게 명하여야 할 것인바,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은 위 노트가 현존하고 있는 것인지, 누가 소지하고 있는지, 또는 그에 대한 소유권이나 처분권한이 누구에게 있는 것인지를 심리하여 밝히지 아니한 채 피고들에게 그 폐기를 명한 것은 침해행위 조성물의 폐기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 또는 이행불능의 항변에 대한 판단유탈이라고 할 것이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이 사건 노트의 폐기를 명한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원고의 상고와 피고들의 나머지 상고를 각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에 해당하는 상고비용은 상고인 각▽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주심) 안용득 신성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