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가합57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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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 내지 10호증, 갑 제12 내지 14호 증, 갑 제23호증의 1, 2, 갑 제2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가. 원고 ○○○○○○○ 주식회사(이하 ‘원고 회사’라 한다)는 고주파를 이용하여 환부를 절제하고 지혈할 수 있는 고주파수술기를 비롯한 의료용구를 생산, 판매하는 일본국 법인이고, 원고 ○○○○○, ○○○○ ○○○○는 원고 회사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아 고주파치료술을 개발해 온 산부인과 의사들이다(이하 위 두 사람을 ‘원고 의사들' 이라 한다).

나. 별지 1 내지 5의 각 사진은 원고 의사들이 1977. 11.경부터 1997. 5.경까지 발표한 아래 논문들에 게재된 사진들로, 고주파수술기를 이용한 고주파치료술의 시술 장면 또는 시술 전후의 환부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원고 의사들은 원고 회사에게 위 사진들을 상업적으로 독점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였고, 원고 회사는 생산, 판매하는 고주파수술기의 홍보물에 위 사진들을 이용하여 왔다.

(1) 별지 1 (치핵치료 사진 10장) : 원고 ○○○○○, ‘치핵치료에 있어서의 고주파 응용’(1988. 4. 3.)

(2) 별지 2 (고주파응고법 임상 사진 12장) : 원고 ○○○○ ○○○○, ‘고주파응고법에 의한 자궁질부미란의 치료’(1977. 11.)

(3) 별지 3 (근치적 고주파 엔추절제술 시술 사진 6장) : 원고 ○○○○ ○○○○, ‘고주파원추절제기’(1993. 11.), ‘CIN에 의한 고주파응고법 및 근치적고주파원추절제술’(1997. 5.) (4) 별지 4 (치료경과 사진 8장) : (3)항 기재 1993. 11.자 논문

(5) 별지 5 (절제된 표본 및 조직 사진 6장) : (3)항 기재 1993. 11.자 논문

다. 별지 6의 그림(왼쪽 상단의 사진을 제외한 4장. 이하 같다)은 원고 회사가 제작하여 그 고주파수술기 홍보물에 사용하고 있는 그림으로, 위 원고가 생산, 판매하는 고주파수술기의 작동 원리 및 방법을 나타내고 있다.

라. 피고 ○○○은 1993년경부터 원고 회사와 사이에 수입판매계약을 체결하고 위 원고가 생산하는 모델명 MGI-201 고주파수술기(이하 ‘MGI-201 제품’이라 한다)를 수입, 판매해 왔는데, 피고 ○○○은 원고 회사로부터 별지 1 내지 6의 사진 및 그림을 건네 받아 MGI-201 제품의 국내 홍보물에 사용하여 왔으며, 1995. 2.경부터는 그가 설립한 피고 회사(당시 상호 주식회사 미□인터내셔날)가 위 수입판매자 지위를 승계하였다.

마. 피고 회사는 1999년경 원고 회사로부터 MGI-201 제품을 개량한 모델명 MGI-202 고주파수술기(주된 차이는 바이폴라 기능이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이하 ‘MGI-202 제품’이라 하고, MGI-201 제품과 합하여 ‘이 사건 제품’이라 한다)를 수입하기 위한 허가절차를 밟다가, 피고 회사의 신청 취하에 의해 그 절차가 중단되었는데, 피고 회사는 2001. 3.경 제품명 닥터오펠 ST-501 고주파수술기(이하 ‘ST-501 제품’이라 한다)를 개발하여 스스로 생산.판매하고 있고, 위 제품의 홍보물에는 별지 1 내지 6의 사진과 그 림, 피고 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별지 2 내지 6의 사진과 그림이 실려 있다.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들의 주장

사진·그림 저작권 침해 관련 주장

별지 1 내지 5의 사진들(이하 ‘이 사건 사진’이라 한다)은 원고 의사들이 논문에 게재할 목적으로 촬영한 것으로, 게재된 논문의 내용의 일부를 형성하면서 그 기술된 내용을 시각적인 예시 형태로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학술적 창작물이므로, 재현하고 있는 피사체의 내용이 당해 학술연구의 내용과 목적을 얼마나 잘 반영하고 설명하고 있는가에 의하여 그 개성과 창조성이 결정된다고 할 것인데, 환부 및 치료법을 충분히 설명하기 위하여 저작자의 시험적인 수술법에 의하여 최적의 수술을 시행하면서, 수술에 의하여 나타난 환부를 경과에 따라 치료해 가면서 치료경과 중 정확한 촬영시점을 포착하여 촬영된 것일 뿐만 아니라, 피사체의 선택, 사진 구도 및 카메라 각도, 셔터 순간의 포착 등에서도 창작성이 있으므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사진저작물에 해당 한다.

또한, 별지 6의 그림(이하 ‘이 사건 그림’이라 한다)도 창작성이 있으므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에 해당하는바, 원고 회사는 이 사건 사진·그림의 독점적 이용 권리자로서 피고들에게 위 원고의 고주파수술기를 수입, 판매하는 경우에만 사용할 것을 조건으로 그 이용을 허락한 것인데, 피고들은 그와 달리 자신들이 생산, 판매하는 ST-501 제품의 홍보물 및 홈페이지에 이를 사용함으로써 이 사건 사진에 관한 원고 의사들의 저작권, 이 사건 그림에 관한 원고 회사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으므로, 피고 회사 및 그 대표이사로서 침해행위를 주도한 피고 ○○○에 대하여 청구취지 제1항과 같은 행위의 금지 및 제2항과 같은 홍보물의 폐기, 제6항과 같은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저작권법 제95조)의 이행을 구한다.

또한 피고들은 연대하여, 이 사건 사진.그림의 독점적 이용권을 보유하고 있는 원고 회사에게, 그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7,920만 원[홍보물에 사용된 부분 관련 4,560만 원{(사진 34장 + 그림 4장) × 40만 원/장.년 × 3년(2001. 6.경부터 2004. 6.경까지} + 홈페이지에 사용된 부분 관련 3,360만 원{(사진 24장 + 그림 4장) × 40만원/장·년 × 3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고주파수술기 관련 영업비밀침해·채무불이행 주장

(가) 피고들은 원고 회사가 생산한 MGI-201 제품의 국내 판매가 증가하자 스스로 고주파수술기를 생산하여 판매하기로 하고, 원고 회사로부터 그 생산에 필요한 영업비밀인 제조기술을 취득하기 위하여 원고 회사에게, 1997년경 국내에서 고주파수술기의 수입 규제가 심해져 관련기관이 수입의료기기 전부를 검사하는데 내전압시험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다면서 개조를 요구하여, 이를 믿은 원고 회사는 피고들에게 영업비밀인 MGI-201 제품의 전압.전류 검사방법, 측정방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여 주었고, 1999. 2.경에는 MGI-202 제품의 수입절차를 위하여 필요하다면서 그에 관한 자료를 요구하여 원고 회사는 위 제품의 회로도를 비롯한 이 사건 제품의 제조에 관한 영업비밀을 피고들에게 건네주었다.

피고들은 이와 같은 기망행위로 취득한 원고 회사의 영업비밀을 이용하여 2001. 3.경 부터 원고의 이 사건 제품과 매우 유사한 ST-501 제품을 생산, 판매하기 시작하였는바, 피고들의 위와 같은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상 영업비밀침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청구취지 제3, 4항 기재와 같은 침해행위의 금지를 구한다.

나아가, 피고들의 위와 같은 영업비밀침해행위로 원고 회사는 2,208,940,180원[1,230대 {225대(1998년부터 2000년까지 사이에 피고 회사가 원고 회사 제품을 복제하여 판매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감소된 원고 회사 제품 판매량) + 1,105대(2001년부터 2004. 6.경까지 피고 회사 제품 판매량)} × 169,548엔/대(원고 회사 제품 1대당 이익) × 10.5922원/ 엔(2004. 10. 29. 기준 환율)]의 이익을 얻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1항),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회사에게 위 손해 상당액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또한, 원·피고 회사 사이의 대리점계약관계는 2001년까지 존속하였는바, 양자 사이의 법률관계에는 상법상 대리상에 관한 규정이 유추적용되거나, 위 계약관계가 상호간 신뢰에 기하여 형성되었고 피고 회사가 원고 회사에게 요청하여 제품의 개발, 효능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받은 점에 비추어 신의성실의 원칙에 기하여, 피고 회사는 원고 회사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민법 제681조), 경업금지의무(상법 제89조), 영업비밀준수의무(상법 제92조의 3)를 부담하는바, 피고 회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영업비밀을 취득하여 ST-501 제품을 생산, 판매함으로써 위와 같은 대리점계약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기한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이를 원인으로 하여서도 원고 회사의 위 일실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의료용 화상기기 대물변제 관련 주장

피고 회사는 MGI-201 제품 대금의 대물변제 명목으로 원고 회사에게 의료용 화상기기 250대를 공급하였는데, 위 화상기기들은 가격에 합당한 성능을 갖추고 있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는 2002년경에는 원고 회사와 아무런 협의 없이 동일한 제품을 일본 내 다른 업체에 납품하기까지 하였는바, 원고 회사는 피고 회사의 위와 같은 계약 위반으로 위 화상기기 재고가 누적되어 1억 원 이상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 회사는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의 일부 청구

결국 피고들이 원고 회사에게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은 2,388,140,180원(7,920만원 + 2,208,940,180원 + 1억 원) 이상이지만, 우선 그 중 일부로 10억 원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들의 주장

이 사건 사진·그림 관련 주장

① 이 사건 사진은 환자의 환부를 기계적으로 찍은 사진 등에 불과하여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될 여지가 전혀 없고, 이 사건 그림도 창조성이 없으므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라 볼 수 없고, ② 이 사건 사진·그림은 원고 회사가 1993년경 피고들에게 자신의 제품을 공급하면서 제품 판매시 활용하도록 논문, 제품설명서, 홍보물 등과 함께 제공하여 준 것을 피고들이 편집하여 별도의 홍보물로 만든 것으로, 원고 회사의 승낙 아래 사용해 온 것이며, ③ 이 사건 사진.그림이 실린 홍보물은 제품 설명을 위해 무료로 배포하는 것일 뿐 판매용이 아니므로, 그로 인하여 피고들이 이익을 얻거나 원고 회사가 손해를 입은 바 없다.

고주파수술기 관련 주장

피고 회사는 국내 의료기 시장의 일제 제품 선호 경향으로 인하여 자체 제품 개발을 포기하고 원고 회사 제품을 수입·판매하여 왔으나, 경제 상황의 변화로 인하여 수지타산이 맞지 아니하여 수입을 중단하였을 뿐, 원고 회사를 기망하여 이 사건 제품 관련 영업비밀을 취득한 바 없다.

원고 회사의 이 사건 제품 회로 구성은 공지된 것이고, 원고 회사는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는 정보들에 관하여 그 비밀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거나 피고 회사에게 비밀 유지를 요청한 바도 없으므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가사 영업비밀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1993년경부터 1999년경까지 6년 동안 피고 회사에 의한 이 사건 제품의 부분적 품질 개량, 다른 업체들의 유사품 제조 등으로 이미 비밀로서 존속할 여지가 없게 되었으며, 그와 같이 비밀로서 존속할 기간이 경과되었으므로, 1999년 무렵부터는 영업비밀로서의 성질이 소멸되었다). 또한 피고 회사는 1993년부터 1999년까지 대리점계약이 존속하는 동안 선관주의의무,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한 바 없고, 그 이후 원고 회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적도 없다.

의료용 화상기기 대물변제 관련 주장

피고 회사가 원고 회사에게 위 의료용 화상기기들을 공급한 것은 MGI-201 제품 대금의 대물변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거래로서 한 것이고, 다만 상호 물품 공급 후 대금을 상계하였을 뿐이며, 위 제품은 세계 40여개국에 수출되는 우수한 제품으로 가격에 합당한 성능을 갖추고 있고, 피고들은 일본의 다른 업체에 직접적으로 동일화상기기를 공급한 바 없다.

이 사건 사진·그림 저작권 침해에 관한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저작권법상 저작물은 문학·학술 또는 예술과 같은 문화의 영역에서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의 창작적 표현물을 가리키므로, 그에 대한 저작권은 사상 등을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 형식만을 보호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표현의 내용이 된 사상이나 그 기초 이론 등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학술 논문의 일부로서 그 내용을 시각적으로 구체화하기 위하여 사용된 사진이라 하더라도,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되는 것은 그 사진에 의하여 표현되는 학술적 사상이나 이론이 아니라 이를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 형식이므로,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어야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사진저작물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아래에서는 이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 사진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사진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나. 갑 제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별지 1의 사진들은 고주파수술기를 이용하여 치핵절제시술을 하는 과정을 촬영한 것으로, 고리형의 악세사리를 이용하여 치핵을 절제하는 장면, 수술 직후 지혈을 위하여 편평형 악세사리로 고주파응고법을 시술하면서 무결찰로 시행한 경우 출혈이 감소한 장면을 담고 있는 사실, ② 별지 2의 사진들을 고주파응고법에 의한 자궁질부미란 치료의 경과를 촬영한 것으로, 시술 직후 및 1 내지 3주 후의 환부 상태, 완전히 회복된 상태, 응고가 불충분하게 된 경우, 외자궁구의 협착이 발생한 경우를 담고 있는 사실, ③ 별지 3의 사진들은 고주파원추절제기를 이용한 시술방법을 촬영한 것으로, 환부를 절제하는 방법, 절제된 환부 부위를 반구형 악세사리로 응고하는 방법, 위와 같은 절제 및 응고 전후의 환부 상태를 담고 있는 사실, ④ 별지 4의 사진들은 고주파원추절제기를 사용한 절제 직후의 환부 모습, 절제 전후의 경과를 담고 있는 사실, ⑤ 별지 5의 사진들은 고주파원추절제기로 절제한 표본들을 촬영한 것으로, 그 크기를 나타내기 위해 눈금이 있는 자 옆에 표본을 놓고 촬영한 장면과, 시술로 인한 변성, 병변 등이 없음을 나타내기 위해 절제한 표본의 단면을 촬영한 장면을 담고 있는 사실, ⑥ 위 사진들은 모두 촬영 대상을 명확하게 나타내기 위해 촬영 대상을 중앙 부분에 위치시킨 채 근접한 상태에서 촬영된 것으로, 표현 형식에 있어서 특이점을 찾아볼 수 없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진들은 그 목적이 피사체 자체를 충실하게 표현하여 이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그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할 만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사진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 되는 사진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다. 또한 이 사건 그림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2,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그림은 이 사건 제품을 이용한 치료의 원리 및 특징을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미란(erosion; 진무름)치료의 작용기전, 이 사건 제품을 이용한 고주파응고법 치료의 원리와 응고 깊이.범위에 있어서의 특징을 도형을 이용하여 단순하게 도식화한 내용인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그림들은 예술성의 표현보다는 기능이나 실용적인 사상의 표현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저작물로서, 그 표현 형식에 있어서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어야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위 그림들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그 표현 형식에 있어서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있는 원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모두 이유 없다.

고주파수술기에 관한 청구에 대한 판단

영업비밀침해에 기한 청구

(1) 부정경쟁방지법은 절취·기망·협박 기타 부정한 수단으로 영업비밀을 취득하는 행위 또는 그 취득한 영업비밀을 사용하는 행위(제2조 제3호 가목), 계약관계 등에 의하여 영업비밀을 비밀로서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그 영업비밀의 보유자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을 사용하는 행위(같은 호 라목) 등을 영업비밀침해행위로 규정하고,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그 침해행위의 금지 청구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제10, 11조). 그런데 위 법에 정한 영업비밀침해행 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같은 법이 규정한 바에 따라 그 침해 대상이 영업비밀, 즉 ①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②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③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④생산방법·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에 해당하여야 하는바(제2조 제2호), 먼저 원고 회사가 피고 회사에게 제공한 정보가 위와 같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6.05MHz대의 고주파, 350V의 출력전압을 사용하고, 시술과정에서 원추절제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5mm 깊이까지 조직을 응고괴사시킨다는 등의 이 사건 제품의 특징 자체는 원고 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음이 분명하다).

(2) 갑 제18호증, 갑 제26 내지 28호증, 갑 제29호증의 1, 2, 갑 제30호증의 2, 갑 제31호증의 1, 2, 갑 제37호증의 1 내지 3, 갑 제38호증의 1 내지 3, 을 제17호증의 1 내지 3, 을 제19호증의 1 내지 5, 을 제3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는 1997. 4.경부터 1999. 2.경까지 사이에 원고 회사에게, ① 이 사건 제품의 일본품질보증기구·후생성 승인서, 품질인증서류, ② MGI-202 제품에 관한 카탈로그, Y2K 문제와 관계없음을 증명하는 확인서, 위 제품의 효과에 대한 임상논문집, ③ 이 사건 제품의 회로 구성 및 부품사양, 제조방법이 기재된 제품제조공법 문서, 제품표준서, ④ 이 사건 제품의 마이스너(MISNER) 발진방식에 대한 상세한 자료, ⑤ MGI-201 제품의 출력 측정방법·측정수치·사용측정기에 대한 정보, ⑥ 접지저항의 측정에 사용된 측정기, 측정결과 차이의 원인, 접지저항의 측정방법에 대한 상세한 설명, ⑦ 부하저항기의 원리, 주파수누출전류 문제, 측정방법, ⑧ 내전압시험 중 전압의 변동 이유, 내전압시험의 방법 등의 문서 또는 정보를 보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원고 회사는 각 요청을 받은 무렵 피고 회사에게 위 문서·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인정된다. (3) 그러나 위 각 증거, ○○학교 의료공학연구원장에 대한 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i) 원고 회사가 제공한 위 정보 중 ①, ②항 문서에 기재된 각 정보, ③항 문서 중 회로 구성 및 부품사양에 관한 정보, ⑦항 중 부하저항기의 원리는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ii) 갑 제38호증의 1, 갑 제3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원고 회사의 취업규칙상 직원들에 대한 회사비밀 누설금지 의무, 문서·도서 배포금지 의무가 일반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점(제21조 제5, 7호), 원고 회사가 발행하는 문서의 종류, 승인자, 보존기간을 정하고 있는 문서관리규정이 있는 점(제품표준서, 사양서, 구성재료·부품표는 승인자가 과장, 보존기간이 10년으로 규정되어 있다)만으로는 원고 회사가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위 (2)항 기재 각 정보를 비밀로서 관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iii) 원고 회사가 피고 회사에게 위 (2)항 기재 각 정보를 제공하면서 이를 비밀로 유지할 의무를 부과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위 각 정보는 모두 부정경쟁방지법에 규정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원고 회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제품 제조·시험에 필요한 정보는 원고 회사가 오랜 기간 동안 많은 비용을 투자하여 획득한 것으로, 피고들 외에는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 바 없고, 피고들을 신뢰하였기 때문에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지 아니한 채 이를 제공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4) 결국,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채무불이행에 기한 청구

(1) 먼저 원.피고 회사 사이 대리점계약의 존속기간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25호증의 1, 3, 갑 제42호증의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가 원고 회사에게 2000. 3.경 15대, 2001. 2.경 10대, 2001. 7.경 2대의 MGI-201 제품을 주문하여 공급받은 사실을 인정되나, 한편 갑 제12,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피고 회사는 계약기간을 1996. 12.까지, 1999. 12.까지로 정한 대리점 계약서를 두 차례 작성하였으나, 그 이후에는 위와 같은 대리점 계약서를 작성한 바 없는 사실, 피고 회사의 MGI-201 제품 수입량이 1999년에는 60대에 이르렀으나 2000년부터는 위와 같이 대폭 감소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피고 회사 사이의 대리점계약관계는 1999. 12.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2) 피고 회사가 2001. 3.경부터 ST-501 제품을 생산, 판매함으로써 원고 회사에 대한 경업금지의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원고 회사의 주장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대리점계약관계가 1999. 12. 종료되었다는 점에서 이유 없다.

또한, 상법상 대리상은 계약의 종료 후에도 계약과 관련하여 알게 된 본인의 영업상 비밀을 준수할 의무를 부담하나(제92조의 3), 이러한 의무를 부담하는 대리상은 일정한 상인을 위하여 거래의 대리 또는 중개를 하는 자로(제87조), 피고 회사와 같이 생산자로부터 제품을 매입하여 자기의 계산으로 판매하는 자는 위 규정에 정한 비밀준수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고(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가 대리점계약 기간 동안 취득한 정보가 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밖에 피고 회사가 원고 회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기한 법률상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 결국 원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의료용 화상기기 대물변제에 관한 청구에 대한 판단

피고 회사가 원고 회사에게 공급한 의료용 화상기기에 하자가 있었다는 점, 원·피고 회사 사이에 피고 회사가 원고 회사의 동의 없이는 위 기기를 일본 내 다른 업체에 공급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하는 등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은 의무를 부담 한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강민구 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 김정아 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 이기리 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