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도965
From ITnLAW
- 사실관계
피고인 1은 피고인 2 주식회사도시시스템 사업부 철도시스템팀장, 피고인 3은 위 철도시스템팀 소속 과장, 피고인 4는 피고인 5 주식회사사장, 피고인 6은 피고인 5 주식회사영업부장인바, 조달청이 1999. 4. 10.경 약 200억 원 규모의 광주도시철도 1호선(이하 '광주지하철'이라고만 한다) 통신설비를 국제입찰 형식으로 공고하자, 피해자 삼성SDS 주식회사(이하 '삼성SDS'라 한다)는 이에 응찰하기로 결정하고 그 직원 김주범이 위 통신설비 중 화상전송설비에 대한 설계도면을 작성한 후, 그 설계도면의 CAD(Computer Aided Design)작업을 피고인 5 주식회사에 의뢰하여 피고인 6의 지시에 따라 그 직원인 조정애가 CAD작업을 완료하여 피해자에게 납품한 사실이 있었는바, 1999. 4. 말경 위 입찰에 참가하기로 한 피고인 2 주식회사는 자체기술력의 부족으로 위 화상전송설비의 설계도면을 독자적으로 작성할 능력이 없어 피고인 5 주식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의 설계도면을 입수하여 그 중 삼성의 명칭과 로고 등만 피고인 2 주식회사의 것으로 수정한 후 제출하기로 결정하고, 피고인 3이 피고인 6을 접촉하여 위 설계도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자 피고인 6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피고인 4와 피고인 5 주식회사이사인 공소외 1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6은 공소외 1과 공모하여, 1999. 5. 말 일자불상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번지생략)피고인 2 주식회사사무실에서 피고인 6이 삼성SDS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광주지하철 통신설비 중 화상전송설비에 대한 설계도면(이하 '이 사건 도면'이라 한다)을 삼성의 명칭과 로고만 피고인 2 주식회사로 수정한 다음 그 설계도의 프린트 1부, 설계도에 관한 CAD 파일을 압축 저장한 디스켓 5장을 피고인 3에게 전달하여, 같은 해 6.경 피고인 2 주식회사이 공사 입찰에 응찰하기 위해 위 설계도면을 조달청에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삼성SDS의 이 사건 도면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하고, 피고인 2 주식회사, 피고인 5 주식회사는 그의 직원들이 그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각 위법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 제2심의 판단
제1심은, 이 사건 도면은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6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범의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는데,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이 사건 도면의 저작물성과 피해자의 이 사건 도면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1, 피고인 3, 피고인 4, 피고인 6의 범의를 인정하기에 충분하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도면은 광주지하철공사 입찰시방서에 제시된 화상전송기능을 구현하는 화상전송설비, 즉 일반역, 관리역, 종합사령실별로설치될 각종 카메라, 모니터와 이들에 대한 통제장치 및 전원공급장치 등 각종 장비의 배치 및 연결관계를 기호, 수치, 점, 선, 그림 등으로 표현한 도면으로서, 먼저 화상전송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이나 장비의 종류, 배치 및 배선의 선택에 따라 도면의 전체적인 구도 및 개별 장비와 그 연결관계를 나타내는 표현이 크게 달라지게 되고, 나아가 기능 구현 방식, 장비, 배치 및 배선에 관하여 동일한 선택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도면상에 나타냄에 있어서 개별 장비의 모양, 배치 및 연결관계 등에 관하여 그 표현방법이나 구체적 표현이 어느 한 가지로 확립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작성자마다 달라질 수 있으며 그 표현하는 방법이나 구체적 표현에서 작성자의 개성을 감지할 수 있는 사실(피고인들 제출 참고자료 44, 47의 1 내지 19 참조), 이 사건 입찰에서 외국의 SI(System Integration)업체들과 제휴한 다른 참여업체들(피고인 2 주식회사제외)이 영상교환장치(Video Matrix distributer)라는 하나의 몸체 내에 각 기능이 다른 영상정보수신장치(Video Alarm Unit), 문자발생장치(Character Generator), 각종 인터페이스접속장치(Interface Unit) 등을 함께 내장하도록 하는 것과는 달리 삼성SDS는 기능이 다른 위 장치들을 각 별도로 제작·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유지·보수의 편의를 도모하고, 일부 장비들을 국산화함으로써 이 사건 도면의 체제, 구도와 장비의 종류, 배열 및 그에 따른 배선의 각 표현이 다른 참여업체들의 제안서도면과 전혀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권상섭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박태곤의 제1심법정 및검찰에서의 진술, 공판기록 535쪽에 편철된 알카텔사의제안서도면과 이 사건 도면의 비교),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도면은 화상전송기능을 구현하는 방식, 장비의 종류와 그 배치 및 배선에 관한 창작적 표현물로서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저작물이라고 할 것이다.
사상과 융합된 표현에 대하여 저작권의 보호가 주어져서는 아니된다는 이른바 '합체의 원칙(Merger Doctrine)'은 게임규칙이나 컴퓨터프로그램 등에 있어서 어떤 사상이 그 표현방법 외에는 달리 효과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사상을 표현하는 방법이 한 가지 이상 있을 경우에는 비록 그 사상의 성질상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위 원칙을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화상전송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적 원리를 실현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채택한 그 방식에 따라 설계도면이 달라지며(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도면은 다른 참여업체들인 현대정보기술, 대우통신, 성미전자의 설계도면과 그 체제, 구도 및 구체적 표현방법이 완전히 다를 뿐만 아니라, 이 사건에 있어서 삼성SDS가 채택한 표현방법이 관련업계에서 사실상의 표준으로 되어 있어 달리 더 효율적인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인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같은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표현방법이나 구체적 표현이 작성자마다 달라질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도면에 사상과 표현이 융합되어 있다고 볼 수 없고, 또 저작권법은 기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기술사상의 변경이 없다 하더라도 표현에 있어서 선택 가능성이 있고, 그 표현에 저작자의 개성이 나타나 있다면 저작권법상 무의미한 개변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도면에 대한 저작권의 귀속과 관련하여, 이 사건 도면의 모태가 된 인천지하철 승인도면(준공도면 중 장비 설치공사 과정에서 케이블블록다이어그램에 따라 새로이 작성되어 추가된 각 역내의 장비 설치 및 배선 표시도면을 제외한도면)의 저작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삼성SDS와 피고인 5 주식회사사이의 인천지하철 화상전송시스템 설치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 내용의 해석 및 승인도면 작성 과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5 주식회사가 삼성SDS로부터 도급받은 공사는 설계도면 등에 따른 화상전송설비의 설치공사뿐이고 제안서도면을 변경하여 승인도면을 작성하는 것까지 포함된 것은 아니어서 제안서도면을 변경하는 권한은 여전히 삼성SDS가 가지고 있고, 공사 도중에 설계도면 변경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는 설계도면의 작성 및 변경 권한을 가진 삼성SDS에게 그 변경을 건의하고, 삼성SDS가 발주처와의 협의에 따라 변경을 결정하여 이를 지시하는 경우에 그 지시에 따라 설계도면을 변경하는 절차를 거쳐 승인도면을 완성한 것이므로, 위 과정에 있어서 업무상 편의를 위하여 때로는 피고인 5 주식회사가 인천지하철공사와 직접 의견교환을 한 바가 있고 피고인 5 주식회사가 사실상 승인도면을 작성하였다 하더라도 결국 이러한 장비의 변경이나 배열의 선택 및 그에 따른 설계도의 변경은 삼성SDS가 결정하였고, 피고인 5 주식회사는 위 결정의 내용에 따라 제안서도면을 수정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 승인도면의 완성에 있어서 피고인 5 주식회사는 삼성SDS의 승인도면 작성행위를 보조한 데 불과하고 위 승인도면의 저작자는 여전히 삼성SDS라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이 사건 도면에 관하여 살피건대, 조정애(원심판결문의 한정애는 오기로 보임)의 제1심법정에서의 진술, 김주범의 검찰 진술조서에 의하면 삼성SDS는 광주지하철의 시방서가 나온 직후부터 위 광주지하철공사 입찰에 참여하기 위하여 입찰제안서 및 이 사건 도면을 작성한 사실, 이 사건 도면은 삼성SDS가 인천지하철 승인도면을 기초로 하여 광주지하철의 역명과 특색에 맞게 장비를 추가하거나 변경을 하고, 카메라, 모니터 등 장비의 숫자와 배열을 변경함에 따라 설계도면도 변경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삼성SDS가 광주지하철의 역명과 특성에 맞추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인천지하철 승인도면을 변경하여 이 사건 도면을 작성함으로써 이 사건 도면은 위 승인도면의 2차적 저작물로서 위 승인도면과는 별개의 저작물이 되었고, 그 저작권은 삼성SDS에게 귀속된다고 할 것이다(피고인 5 주식회사는 단지 이를 CAD작업해 준 보조자에 불과하다).
- 대법원의 판단
가.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조항에 따른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기 위해서 필요한 창작성이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어떠한 작품이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음을 의미하므로,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표현, 즉 저작물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표현을 담고 있는 것은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이라고 할 수 없다.
한편 저작권법은 제4조 제1항 제8호에서 "지도·도표·설계도·약도·모형 그 밖의 도형저작물"을 저작물로 예시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도형저작물은 예술성의 표현보다는 기능이나 실용적인 사상의 표현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기능적 저작물로서, 기능적 저작물은 그 표현하고자 하는 기능 또는 실용적인 사상이 속하는 분야에서의 일반적인 표현방법, 규격 또는 그 용도나 기능 자체, 저작물 이용자의 이해의 편의성 등에 의하여 그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동일한 기능을 하는 기계장치나 시스템의 연결관계를 표현하는 기능적 저작물에 있어서 그 장치 등을 구성하는 장비 등이 달라지는 경우 그 표현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저작권법은 기능적 저작물이 담고 있는 사상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저작물의 창작성 있는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기술 구성의 차이에 따라 달라진 표현에 대하여 동일한 기능을 달리 표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창작성을 인정할 수는 없고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는지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 도면 중 도면번호 KJVTS-001 내지 KJVTS-003, KJVTS-023 내지 KJVTS-040 도면의 저작권자 내지 저작물성에 관하여
(1)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도면은 김주범의 요청으로 피고인 5 주식회사의 직원인 조정애가 CAD프로그램으로 작성한 것으로, 삼성SDS는 각 도면에 대하여 KJVTS-001에서 KJVTS-040까지 도면번호를 부여하였고, 각 도면에는 삼성SDS의 로고가 기재되어 있는데(피고인들 제출의 참고자료 44), 이 사건 도면중 KJVTS-001은 조달청이 제시한 입찰시방서의 화상전송설비에 관한 그림4-1(수사기록 905쪽), KJVTS-003은 입찰시방서 그림 4-3(수사기록 907쪽), KJVTS-029는 입찰시방서 그림 4-5(수사기록 909쪽), KJVTS-031은 시방서 그림 4-7(수사기록 911쪽), KJVTS-032는 입찰시방서 그림 4-10(수사기록 914쪽), KJVTS-038은 입찰시방서 그림 4-11(수사기록 915쪽)에 대응하는 도면들이기는 하지만, 입찰시방서의 도면은 간략한 그림인데 비하여, 입찰제안서의 대응도면은 실물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등의 차이가 있어서 양 도면이 동일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위KJVTS-001, 003, 029, 031, 032, 038 도면의 작성과정에서 김주범은 위 입찰시방서 그림들을 복사하여 그 위에 '이쁘게'라고 표시한 것을 조정애에게 주었을 뿐이고, 위 도면들을 이처럼 입찰시방서 도면과 다른 모양으로 구체화한 것은 조정애인데, 조정애는 삼성SDS의 직원이 아니어서 위 도면들이 삼성SDS의 단체명의 저작물로 될 수는 없으므로(저작권법 제9조 참조), 삼성SDS가 위 KJVTS-001, 003, 029, 031, 032, 038 도면의 저작권자라고 할 수는 없다(원심은 조정애를 삼성SDS의 도면 작성 보조자로 인정하였으나, 그 도면 작성경위와 도면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위 도면 및 아래의 KJVTS-002, KJVTS-023 내지 KJVTS-028 도면은 조정애가 삼성SDS의 의뢰를 받아 독자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2) 이 사건 도면 중KJVTS-002, KJVTS-023 내지 KJVTS-028 도면은 중앙통제센터 레이아웃과 종합사령실, 관리역, 일반역에 설치되는 장치의 실제 외관을 묘사한 도면(실장도)인 바, 인천지하철 승인도면에 이와 유사한 도면이 있기는 하지만, 광주지하철의 도면들과 이에 대응하는 인천지하철 승인도면은 서로 동일성이 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많으므로, 이 도면 또한 CAD작업을 한 조정애가 나름대로 작성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그에 따라 삼성SDS는 위 KJVTS-002, KJVTS-023 내지 KJVTS-028 도면의 저작권자라고 할 수도 없다.
(3) 이 사건 도면 중KJVTS-039, 040 도면은 시방서 그림 4-12, 4-13(수사기록 916, 917쪽)과 실제로 동일한 그림이므로, 조정애나 김주범의 독자적인 창작물이라고 할 수 없고, KJVTS-033 도면은 인천지하철 승인도면의 도면번호 ICVTS-035 도면과 동일한 도면이기는 하지만, 위 ICVTS-035 도면은 단순한 직육면체 모양의 랙(Rack)이라는 장치를 통상적인 방법으로 간략하게 도시한 것으로서 작성자의 창조적인 개성이 표현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워, 그 도면에 창작성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단순 복제한 KJVTS-033 도면의 창작성도 인정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도면 중 도면번호 KJVTS-004 내지 KJVTS-022 도면의 저작물성에 관하여
(1) 종합사령실, 관리역, 일반역의 시스템 블록 다이어그램(System Block Diagram, KJVTS-005 내지 KJVTS-022)과 광주도시철도 1호선 시스템 종합구성도(KJVTS-004)는 지하철의 역명 등 일부 부분을 제외하고는 인천지하철 승인도면과 차이가 없으나, 인천지하철의 승인도면이나 이 사건 도면 중 위 도면들(이하 '이 사건 배치도면'이라고 한다)은 모두 각종 장비의 배치, 연결관계를 그대로 시공이 가능할 정도로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도면으로서, 그 도면에서 배치하고 있는 각종 장비들은 이미 입찰시방서에서 종류와 수량, 규격, 기능이 제시되었고(수사기록 870, 880, 884, 890, 904쪽), 그 기능 및 화상신호 등의 흐름에 따른 연결관계가 정하여져 있는 장비들의 구체적인 연결관계가 입찰시방서의 도면(수사기록 910, 912, 913쪽)에 도시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배치도면에서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발휘될 수 있는 부분은 각 장비 등의 구체적인 모양이나 위치 배열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2) 이 사건 배치도면에 배치된 장비나 연결선 등의 모양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 배치도면에서 폐쇄회로 카메라와 모니터, 컴퓨터를 제외한 나머지 장비들을 단순한 사각형으로 도시하고, 장비들을 연결하는 배선을 직선의 실선, 일점쇄선, 점선 등으로 표시하는 것 및 그 장비에표시한 단자의 모양은 기계설계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블록 다이어그램의 작도법에 불과하므로, 거기에 창작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고, 폐쇄회로 카메라와 모니터, 컴퓨터는 실물모양을 간략하게 표현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간략화된 실물모양은 이 사건 배치도면을 작성한 자가 독자적으로 창작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도면을 작성하는 데 사용한 CAD프로그램에서 제공하고 있는 정형화된 실물그림 중 하나를 선택한 것으로서 그 선택에 도면 작성자의 개성이 나타나 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표준화된 그림이므로, 이 사건 배치도면에서 묘사하고 있는 장비나 연결선, 단자 등의 모양에 창작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일반역의 시스템 블록 다이어그램 도면(KJVTS-009 내지 KJVTS-022, 카메라의 숫자가 차이나는 외에는 모두 같은 도면임)은, 도면의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CCTV카메라(모니터 포함), video terminal unit, video alarm unit, C/G, splitter(화면분할기), video matrix switcher, control console을 배치하고 있는바, 위 도면에 대응하는 입찰시방서의 그림 4-8(수사기록912쪽)도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카메라, splitter, video alarm unit, Character Generator(C/G), Video matrix distributer, Operating room을 배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러한 배치방법은 1993년도에 작성된 대구지하철 입찰시방서의 도면(공판기록 524쪽), 인천지하철 시방서도면(공판기록 529쪽)에도 나타나 있고, 다른 종류의 시스템 블록 다이어그램들(피고인들 제출의 참고자료 47의 1 내지 19) 및 광주지하철입찰에 참여한 대우통신의 협력업체인 알카텔사의 도면(공판기록 535쪽)도 화상정보의 실제 흐름에 따라 도면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입력장치, 처리장치, 출력장치의 순으로 도시하고 있으므로, 위 일반역 도면의 기본적인 장비 배치는 통상적인 도면 작성방법에 따른 것일 뿐, 그 배치방식에 창작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4) 위 일반역 도면에서 화상입력장치를 승강장용 카메라와 시설물용 카메라로 구분하여 왼쪽 상단부터 아래쪽으로 배치한 것, 승강장용 모니터를 다른 모니터와 별도로 표시한 것, 나머지 출력장치들(모니터)을 도면의 오른쪽 위치에 상단에서 하단으로 배치하여 표시한 것, control panel을 역무실 내에 표시한 것, ADM MUX를 출력장치 아래에 표시한 것 또한 광주지하철 입찰시방서 도면에 표시된 순서 및 위치를 그대로 따른 것이고, 흑화상발생기(Black image generator), 고장경보수신장치(alarm receive unit)와 전원부(power control unit, power distributer unit)는 화면 구도상 보기 좋은 위치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그 연결관계에 따라 적절히 배치한 것이므로, 위 각 장치의 배치에 창작성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5) 위 일반역 도면에서 위 장비들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들을 어느 위치에 표시할 것인지, 특정 장비를 도면상 정확히 어느 위치에 표시할 것인지, 장비를 나타내는 사각형의 크기를 얼마로 할것인지, 블록들을 연결하는 선의 길이는 얼마로 할 것인지, 도면상 수평이 맞지 않는 위치의 블록들을 연결하는 선을 일직선의 사선으로 그릴 것인지, 혹은 수평선과 수직선을 조합한 꺾은 선으로 그릴 것인지는 이러한 종류의 도면을 작성하는 자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으로 보이므로, 도면 작성자의 창조적인 개성이 드러나 있는 표현이라고 할 수 없다.
(6) 종합사령실의 시스템 블록 다이어그램 도면(KJVTS-005)은 도면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optical cable, optical receiver, video matrix switcher, 종합 monitor group, 종합사령실을 배치하고 있는데, 이는 시방서 그림 4-4(수사기록 908쪽)와 동일하고, 관리역의 시스템 블록 다이어그램 도면(KJVTS-006, 007, 008)은 도면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optical fiber, optical receiver, video matrix switcher, optical transmitter, control console을 배치하고 있는데, 이는 입찰시방서 그림 4-6(수사기록 910쪽)과 동일하며, 위 각 도면의 배치 방법 외에 장비의 구체적인 위치, 모양이나 선의 연결배치 관계 등은 일반역 시스템 블록 다이어그램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그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7) 광주도시철도 1호선 시스템 종합구성도(KJVTS-004)는 일반역, 관리역, 종합사령실의 시스템 블록 다이어그램을모아서 하나의 도면에 간략하게 나타낸 것으로서 그 배치방법이나 작도방법에 별다른 특징이 없으므로, 이 또한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다.
(8) 위 알카텔 사의 도면은 이 사건 배치도면에 비하여선의 연결관계가 단순하게 되어 있는 점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차이는 이 사건 배치도면이 실제 시공이 가능할 정도로 상세하게 작성된 것인데 비하여, 알카텔 사의 도면은 기본적인 장비의 구성, 연결을 간략하게 묘사한 것인 점 및 알카텔 사가 채택한 영상교환장치는 여러 다른 장치까지도 하나의 몸체에 내장한 것인데 비하여, 삼성SDS가 채택한 장비는 영상교환장치와 다른 장치를 별도로 분리하여 설치하는 것인 점에 기인한 것이고, 이러한 차이는 표현방법의 차이가 아니라 표현하고자 하는 기술적 사상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므로 원심이 이러한 사정을 들어 이 사건 도면의 창작성을 인정한 것은 잘못이다.
또한, 피고인들 제출의 참고자료 47의 1내지 19 도면은 이 사건 배치도면과 다른 기술 사상을 나타내는 도면이고, 그에 따라 그 표현이 달라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도면들과 이 사건 도면의 구체적인 표현이 다르다는 사정을 들어 이 사건 도면의 창작성을 인정한 것도 잘못이다.
라. 소결론
이 사건 도면은 지하철 통신설비 중 화상전송설비의 장비 구성 및 그 장비의 연결관계를 도시한 기능적 저작물로서, 그 도면 중 일부는 그 저작자를 삼성SDS로 볼 수 없고, 나머지 도면들은 일반적인 도면 작성방법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입찰시방서에 의하여 제한된 기술적인 내용을 표현함에 있어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다고 보기 어려워 그 저작물성을 인정할 수없으므로, 이 사건 도면을 복제하는 행위가 삼성SDS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이 사건 도면이 속하는 기능적 저작물의 저작물성 및 그 저작권의 귀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있다.
